통계로 들춰보는 2008년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
왜 현기차가 씨드, i10, i20, 매트릭스를 우리나라에서 안팔죠? 라는 질문을 보고 그에 대한 해답을 대신하는 분석을 해 보았습니다.

2008년 1월부터 10월까지 국산차 판매량 통계를 알아보기 쉽게 정리하였습니다. 오토타임즈 자료실에 업로드된 국내 자동차 메이커의 2008년 10월 자동차 판매량 자료에서 각 자동차 회사들의 2008년 1월부터 10월까지의 상용 자동차를 제외한 승용 자동차들의 누적 판매량을 추출한 다음 세그먼트 분류를 추가하고 점유율을 계산하여 표로 정리했습니다.

일단 국내 자동차 제조사별 판매량과 시장 점유율을 따로 정리한 표입니다.

그래프로 보면 이렇습니다.
현대가 절반, 계열사인 기아를 합하면 시장의 3/4을 점유하고 있는 과점상태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ㅎㄷㄷ입니다.

다음으로 각 세그먼트-차종별 판매량과 시장 점유율을 정리한 표입니다.

각 세그먼트의 판매량을 그래프로 보면 이렇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종은 2리터급 중형 승용 자동차라는 것을 알 수 있고, 준중형-중형-대형 승용차의 판매가 전체 판매량의 절반을 넘는다는 것이 명확합니다. 또한 소형차의 판매량은 전체의 5% 미만이라는 암울한 수준이며, 경기 불황의 여파인지 경차 판매량이 소형차를 넘어 13.51%로 4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경유값 폭등으로 인해 판매량이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SUV와 RV 차량의 판매량이 전체의 1/4 수준이 되고 있고, 성능을 강조하는 스포츠형 차량은 전체 판매량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군요.

등수놀이를 해 봅시다. 판매량이 많은 순서로 줄을 세워 보았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차 쏘나타 우왕굳 킹왕짱입니다. >_<

다음으로는 좀더 세부적으로 각 세그먼트별 경쟁차종의 판매량을 그래프를 통해 비교, 분석해 보겠습니다.

경차 통계입니다.
신규격으로 출시된 기아 모닝의 판매량이 경차지존이라는 GM대우 마티즈의 판매량을 뛰어넘고 있습니다. 모닝에 비해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GM대우의 신차 비트가 나오면 다시 순위가 뒤바뀔 수도 있습니다만 모기업 GM이 막장테크를 탄 지금인지라 비트의 출시가 늦어지면 모닝의 우세가 계속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경차 시장이 계속 성장하면 현대가 i10의 국내 판매에 나설 가능성도 있습니다만, 경기가 다시 좋아진다면 바로 판매량이 감소할 수 있는데다 계열사 제품인 모닝의 판매량을 잠식할 것이기 때문에 그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소형차 통계입니다.
경차보다도 안팔리는 소형차는 기아 프라이드가 시장의 절반 가까이로 다른 차종의 두배 이상 팔리고 있습니다. 소형 해치백인 현대 클릭의 판매량은 전체 시장으로 보면 0.78%라는 미미한 수치이고 소형차 시장으로 보아도 그다지 잘 팔리지 않고 있습니다. 클릭의 후속 모델인 i20의 국내 판매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현대자동차를 비난하기 힘든 판매량입니다. 수출로 그럭저럭 팔고 있는 베르나도 국내에선 잘 안팔리니 현대가 계열사 제품인 프라이드를 밀고 클릭, 베르나를 단종시킬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준중형차 통계입니다.
역시 현대 아반떼가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세단형으로는 2위를 차지하는 르노삼성의 SM3보다 무려 5배를 더 팔고 있군요. 주목할 만한 것은 현대 해치백 i30의 판매량입니다. 해외에서는 잘 팔리고 있는 현대 매트릭스(라비타)가 너무 안팔려서 단종시켰을 만큼 그동안 출시된 해치백 승용차들이 연거푸 고배를 마신 끝에 해치백의 무덤이라고까지 불리우는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의 판매량을 보인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현대의 브랜드 파워와 럭셔리 마케팅이 톡톡히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군요. 여튼, i30이 선전하고 있긴 하지만 기아 씨드를 국내에 내놓아서 서로 경쟁시키는 일은 모험이 아닐 수 없기 때문에 현기차는 씨드를 안 파는겁니다.

중형차 통계입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그래서 가장 경쟁이 치열하다는 중형차 시장에서는 역시 현대 소나타가 2위인 르노삼성 SM5와 3위인 기아 로체를 더블 스코어 이상으로 누르고 전체의 절반을 먹고 있습니다. GM대우가 6기통 엔진과 6단 변속기로 야심차게 내놓은 토스카의 판매량은 3위인 로체의 절반 정도로 시장에서 매우 고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대형차 통계입니다.
현대자동차의 강세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랜저가 전체의 절반 가까이로 1위, 신차 제네시스가 비싼 가격에도 2위를 차지하고 있군요. 단종 예정인 에쿠스보다는 쌍용 체어맨 시리즈가 많이 팔리고, 체어맨 시리즈 중에서도 플래그십 모델인 체어맨 W의 판매량이 좀더 높은 것은 최고급 승용차를 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르노삼성의 SM7과 기아 오피러스는 각각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출시한지 얼마 안된 신차라고는 하지만 GM대우 베리타스는 정말 캐안습의 판매량을 보이고 있군요.

중소형 SUV 통계입니다.
역시 현대 산타페가 35.72%로 1위, 형제차인 현대 투산과 기아 스포티지가 각각 19% 정도를 사이좋게 나눠먹고 있고, 약간의 차이를 두고 GM대우 윈스톰과 르노삼성 QM5가 따르고 있습니다. 프레임 바디의 정통파 SUV임을 강조하는 쌍용 액티언은 과격한 디자인 때문인지 의외로 팔리지 않고 있군요.

대형 SUV 통계입니다.
현대 베라크루즈가 38.21%로 1위, 기아 모하비가 29.44%로 2위, 기아 쏘렌토가 18.76%로 3위입니다. 발매 초기 대한민국 1%의 프리미엄 SUV임을 강조했던 쌍용 렉스턴은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한 채 꼴지인 13.58%로 내려앉았습니다. 비교적 낮은 가격의 쏘렌토보다 고가인 베라크루즈나 모하비가 더 잘 팔리고 있는 것을 보면 역시 고가 제품의 구매층은 가격에 덜 민감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RV 통계입니다.
가장 애매하게 분류한 차종들입니다. 현대 스타렉스는 미니버스로 보아야 할 것 같지만 11인승인 쌍용 뉴로디우스도 있어서 같이 묶었습니다. 그래도 스타렉스가 소형 RV의 대명사인 기아 카렌스, 미니밴의 강자 기아 카니발을 합한 것 보다 더 팔리고 있군요.

그 밖으로, 국내 유일의 SUT인 쌍용 액티언 스포츠가 세제상의 혜택과 낮은 가격 탓인지 의외로 많이 팔리고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또, 동급 최대의 크기와 준중형 최초 6단 자동 변속기, 미려한 디자인의 GM대우 크루즈(라세티 프리미어)가 막 발매된 시점이라 앞으로의 시장 판도가 궁금해 집니다만, 어차피 아반떼와는 넘사벽일 테죠.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이 문제의 해답을 말씀드리면 현기차가 국내에 안 파는 차들은 국내에서 잘 안팔려서 수익성도 좋지 않기 때문에 안 파는 것입니다. 노조의 반대라던가 이런 것은 표면적인 이유인 떡밥에 불과합니다. 돈이 안되니까 안하는 겁니다. 몽구스횽은 들인 돈에 비해 얻는 것이 적은 경쟁을 싫어합니다.

결론을 내린다면, 대한민국 국민차는 현대 쏘나타이며 아반떼, 그랜저가 그 다음이고, 현기차 우왕굳! 킹왕짱! 나머지는 듣보잡이라는 겁니다. 여러가지 이유야 있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현기차를 편애하는 한 차값이 미쿸보다 천만원이 비싸네 유리 미션이네 사골 엔진을 우려먹네 해 봤자 변하는 것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뭐, 뭐가 됐건 간에 자기 맘에 드는 것을 사는 것이 정답이 되겠습니다만.
by areaz | 2008/11/14 17:27 | 탈것 | 트랙백 | 핑백(1) | 덧글(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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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계로 들춰보는 2008년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 *주의 : 이 블로그의 주인은 장롱면허 소지자에 자동차에는 거의 관심이 없는 사람인데다가 아니라 분석이 아닌 감상인만큼 검토없이 믿으시면 안 됩니 ... more

Commented by at 2008/11/14 17:44
짝짝짝!!! 대단하십니다!!!
잘봤습니당
Commented by areaz at 2008/11/15 11:38
감사합니다. 반나절 들여 정리한 건데 보람은 있네요.
Commented by bzImage at 2008/11/14 17:50
사실 여기에서 빠진 상용차 시장까지 합하면 현기차는 후덜덜...
Commented by areaz at 2008/11/15 11:38
ㅎㄷㄷ 이죠. ;;
Commented by 야간비행 at 2008/11/14 17:54
정말 개인적인 느낌이라면,
현기차... 중에서도 현대차는 메인스트림이라는 이미지가 있군요. 뭔가 해당 체급을 대표하는 차라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기아나 GM대우는 디자인 측면에서 현기차보다 좀 뭐시기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래도 우리나라의 현대차 편애는 참 심하긴 하지요.

그런 의미에서 남자라면 트레일러 또는 25톤 카고 또는 활어운반차! (...)

분석 잘 봤습니다.
Commented by areaz at 2008/11/15 11:39
시장점유율 75%.. 이런 기업이 또 있을까 싶네요.
개인적으로는 GM대우의 디자인 - 구체적으로는 유러피안 스타일 - 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활어운반차는 왜. ;;
Commented by 주전자 at 2008/11/14 18:00
짝짝짝 훌륭해!!!
Commented by 제너럴 at 2008/11/14 18:33
안녕하세 밸리보고 왔습니다.

근데 시장 상태가 이러니까 우리나라 자동차 공업도 현대차 위주로 구성되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현대차가 망한다면.... 상상은 알아서 하시길...(....)
Commented by areaz at 2008/11/15 11:43
어서오세요.
현기차가 망하진 안을 것 같습니다. 아니 애초에 망할 일을 하지 않습..
Commented by 제너럴 at 2008/11/15 16:46
일차적으로 노조라는 폭탄을 무시하면 안됩니다. 영국차가 사실상 노조 때문에 망했거든요.(다른 회사 노조는 몰라도 비정규직 차별이 심한 현대차 정규직 노조는 욕해도 됨.)

그리고 지금 현기차가 자기네소속 건설회사하고 금융회사 세웠던데 이것들이 망하면 현대차가 GM꼴 나는건 순식간.(그냥 순순히 차나 만들것이지 금융회사하고 건설회사는 왜 또 세워?)
Commented by 흑표범 at 2008/11/14 21:05
유가 상승으로 인하여 경차 판매가 폭발하자 i10을 생산하려고 했었죠. 헌데 이게 공장이 해외에 있는 것이라 수입형태로 들어오게 됩니다. 이렇게 들어오면 상대적으로 구형모델인 모닝의 판매가 줄어들 것이고, 이로 인해 노조의 반대가 컸던 것은 사실이죠. 물론 수입으로 인한 가격상승으로 i10을 출시했더라도 큰 마진은 보기 힘들었겠죠.
Commented by 흑표범 at 2008/11/14 21:07
씨드 역시 공장이 해외에 있습니다. 처음부터 유럽시장만을 목표로 만들어진 모델이죠. i30가 있는 이상 굳이 수입을 할 이유는 없었을 겁니다. 컨셉트에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가격대로 봤을 때 동급이라 볼 수 있는 소울의 출시가 예정되어 있기에 씨드를 굳이 들여올 필요는 없었겠죠
Commented by 흑표범 at 2008/11/14 21:12
i20 역시 i10과 같이 인도 공장에서 생산을 하고 있습니다. 말씀대로 클릭의 판매가 많지도 않았을 뿐더러 마진이 크지 않은 소형 모델을 배태워 올 필요는 없겠죠.
Commented by areaz at 2008/11/15 11:43
배태워 들여올 이유가 없죠. 어느 차종이든 팔릴 것 같으면 국내에서 생산했을 겁니다.
Commented by 흑표범 at 2008/11/14 21:26
매트릭스, 즉 라비타의 경우 판매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작년 초까지는 판매를 했었죠. 참담한 국내판매량에 비해 수출은 그럭저럭 괜찮아서 계속 만들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초기 디자인은 이쁘기도 하고 뒷창 아래 피닌파리나 딱지가 몹시 탐이 났던 기억이 나네요.
Commented by 아방가르드 at 2008/11/15 11:02
매달 자동차 판매량 통계는 올리고는 있지만 저렇게 세그먼트별로 정리하는건 엄두도 못내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잘 보았습니다~
Commented by areaz at 2008/11/15 11:44
저도 자료 구하다가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없길래 직접 만들어 본 것입니다. 만드는 것보다 여기 올리는 것이 더 힘들었지만.. :)
Commented by _tmp at 2008/11/15 11:54
한때는 피아트가 이탈리아에서 그랬죠. 트라반트는 존재 자체가 반칙이니까 예외 (...)

첫차를 뭘로 할까 하는 고민이 있는데, 구형 스포티지라는 iconic한 존재라는 제한다면 정말 현대의 손아귀를 벗어나는 아이디어는 떠오르지 않더군요. 중고차로 간다면 더합니다.
Commented by 닥슈나이더 at 2008/11/15 15:27
우리나라 사람들이 현대차 무시하는건 정말...ㅠㅠ;;

어쨌거나... 해외에서 더 팔아먹고 있는 회산데 말이죠....
Commented by ㅇㅇ at 2008/11/19 12:29
현대차는 초강성노조문제를 해결해야 이미지를 개선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areaz at 2008/11/25 08:54
노조를 까기에 앞서 회사를 까야 하는 것 아닐까요. 님이 사장이 아니라 노동자라면.
Commented by yamahavino at 2008/11/24 21:27
정말 잘 봤습니다~ 내용 너무 잘 정리하셨네요. 퍼가도 되겠지요? 수고하세요
Commented by areaz at 2008/11/25 11:46
대체 어디로 퍼가신다는 것인지? -_-
Commented by 바람의 시 at 2008/12/01 15:57
안녕하세요 제가 마케팅 관련해서 과제를 하는데 자료를 좀 사용하고 싶은데요
괜찮을까요
Commented by areaz at 2008/12/02 14:43
문의해주신 것은 고맙습니다만 누구신지요? 연락처도 없고..
Commented by :DWOW at 2008/12/05 05:47
좋은자료잘보구갑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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