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 정액제 종료에 즈음하여.
어제, 그러니까 1월 2일 SKT에서 문자메시지가 왔습니다. '데이터프리 프로모션 사용기간 종료로 데이터세이프로 자동전환 되었습니다' 라는 것이었죠. 이미 알고 있던 것이긴 했습니다만 울컥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데이터프리' 요금제는 휴대폰을 이용해서 인터넷 - 네이트/준 같은 휴대폰을 통해서 사용하는 인터넷 서비스는 물론이고, PC에 연결하여 직접 인터넷을 사용할 경우도 포함하여 - 을 무제한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였습니다. 사용료는 부가세 별도로 월 2만 6천원이었지요. 그동안은 프로모션이라는 우대정책(?) 하에 기간을 수차례 연장해 가며 계속 서비스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작년 가을 쯤, SKT에서 3G+ 라는 상품명으로 HSDPA 서비스를 시작하고 나서 은근슬쩍 저 데이터프리 요금제에 대한 내용이 뒤쪽으로 밀렸습니다. 신규가입 불가, 기존 사용자는 2006년 12월 31일까지만 사용 가능. 이런 안내만 남기고요. 그리고 그 대신 T Plan 요금제라는 것이 생겼더군요. 전반적인 골격은 비슷한데, 결정적으로 인터넷 직접 접속에 대한 정액제 폐지가 핵심 내용이었습니다.

인터넷 직접 접속은 정액제에 포함되지 않으며 60% 할인하여 별도 과금한다는 것입니다. 인터넷 직접 접속에 대해서는 1,000MB에 23,500원, 2,000MB에 41,500원 짜리 종량제 요금제가 생겼더군요. 그리고, T LOGIN이라는 HSDPA 무선모뎀을 보급하고 여기에 대해서는 1,000MB에 29,900원, 2,000MB에 45,000원의 종량제 요금제를 내놓았습니다. 물론 저 금액은 부가세 별도의 금액으로, 사용자는 10%의 부가세를 추가한 요금을 내게 됩니다.

휴대폰의 경우 네이트/준 등의 자체 인터넷 서비스와 인터넷 직접 접속을 한꺼번에 정액 요금으로 사용하던 것에서, 네이트/준 서비스만 정액 요금으로 사용 가능하고 인터넷 직접 접속은 종량제로만 사용이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또한, 사용량 쿼터를 제공하는 인터넷 직접 접속 요금제와 네이트/준 정액제는 동시 가입이 불가능하도록 해 놓았습니다. 결론적으로 휴대폰으로는 네이트/준 서비스만 쓰던가 아니면 인터넷 직접 접속용으로만 쓰던가의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이는 무선모뎀 서비스인 T LOGIN 보급을 목적으로 한 과점기업의 횡포로 밖엔 생각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정책들로 말미암아 2006년 12월 31일을 마지막으로 무선인터넷 정액제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새로 책정된 종량제 요금제는 각각 1,000MB, 2,000MB 정도의 사용량 쿼터를 제공합니다만 그 이상 사용할 경우 엄청난 데이터통신 사용료가 부과되게 됩니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무선모뎀 T LOGIN의 경우 각각 184원/MB, 123원/MB의 요금입니다. 300MB 정도의 동영상 파일을 한개 다운로드 했다고 생각하면 사용료는 요금제에 따라 55,200원 또는 36,900원이 발생합니다.

좀더 계산해 보면 이렇습니다. 1,000MB 서비스에 가입한 사용자가 1,000MB를 전부 사용하고 1,000MB를 추가로 사용했을 경우 내야 하는 사용료는 29,900원 + 184,000원 = 213,900원입니다. 물론 세금 별도로 말이죠. 뭐, 이런 경우엔 처음부터 45,000원을 내고 2,000MB 서비스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할 겁니다. 그런데.. 겨우 2,000MB로군요. 통신업체 측에서는 이동사용환경을 고려하면 저정도의 용량이 충분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만, AOD, VOD 등과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마음놓고 사용하기엔 턱없이 모자란 용량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재밌는 것은 T LOGIN 서비스 홍보 자료를 보면 '1GB로 무엇을 할 수 있나요?' 라고 해서 카트라이더 약 22시간 등 8가지 서비스를 나열해 놓았습니다. 문제는 이 8가지 서비스가 각각 1GB를 사용하는 서비스라는 거죠. 즉, 1GB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8GB로 할 수 있는 일이란 겁니다. 소비자를 원숭이로 보는 거죠. 또 하나 덧붙이자면 1GB는 1,000MB가 아니라 1,024MB입니다.

휴대폰 쪽은 더 안좋군요. 1,000MB에 23,500원, 2,000MB에 41,500원 요금제, 사용량 초과시 각각 94%, 96% 할인해준다고 하는데, 요금이 1패킷(512byte)당 1.5원, 즉 1MB당 3,072원입니다. 아까처럼 300MB를 생각해 볼까요? 921,600원이군요. 무섭습니다. 통신사님의 하늘과 같은 은혜로 할인된 요금을 보면 각각 55,296원, 36,864원 나오는군요. 문제는 이건 인터넷 직접 접속 요금제에 가입했을 때의 얘기고, 네이트/준 정액요금제일 경우 직접접속 할인은 60% 밖에 안됩니다. 이 경우의 요금은 1MB당 약 1,228원, 1,000MB면 1,228,800원이군요. 신이시여~

이렇게, 무선인터넷 정액제 폐지로 인한 비용 증가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입니다. 유비쿼터스를 떠들썩하게 이야기하고 모바일 세상을 꿈꾸자면서 정말 꿈같은 사용료를 책정해 놓으면 뭘 어쩌자는 겁니까?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이 된 것은 가정용 인터넷 회선의 빠른 보급과 정액 요금제에 기인한 점이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유선을 벗어나 무선인터넷에서도 강국이 되어야 하는 시점에서 무시무시하게 비싼 사용료가 걸림돌이 된다면 그 또한 우스운 일일 것입니다.

통신사들은 인프라 구축비용 증가와 순익 감소를 입버릇처럼 이야기합니다만, 그러한 통신사들이 한해 얼마나 벌어들이는지를 살펴보면 그들의 주장을 신뢰하고 싶은 생각이 별로 안듭니다. 무선망 개방 문제부터 시작해서 비싼 데이터통신 사용료와 자사 제작 컨텐츠 강요, CP 측에 과다한 망사용료 부과 등 그동안 수없이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었습니다. 그러나 정부와 통신사들은 신통찮은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과연, 언제까지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어야 할까요. 정보화 강국, 무선인터넷 강국을 위해 특단의 조치가 이루어지길 간절히 희망합니다.

* SKT 외에 KTF, LGT 등도 올해부터 무선인터넷 사용료 부과를 종량제로 전환했습니다. (= 정액제를 폐지했습니다)
by areaz | 2007/01/03 23:25 | 네트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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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kunoctus at 2007/01/04 10:32
안쓰면 되잖아..-_-

핸드폰도 일부러 버리는 사람이 있는 판국에...-_-
Commented by 주전자 at 2007/01/04 20:26
외국서비스사 들어와서 발려봐야 정신 차리겠죠...

Commented by areaz at 2007/01/04 20:31
to kunoctus
필요한 사람에게 안쓰면 되잖아는 아닌 얘기지.
접촉 채널 하나를 닫아버린 후 생길 불이익과 비교해서 선택하는 것은 본인 자유지만.

to 주전자
정통부가 있는 한 맘대로 안되는게 문제.
Commented by kunoctus at 2007/01/05 02:32
아니 무슨 직업하고 관련되는 거 아닌 다음에야, "필수적"이라는 건 아니지 않냐?
Commented by areaz at 2007/01/05 20:34
to kunoctus
음~ 그게.. 내 경우는 컴퓨터와 인터넷은 나를 보완하는데 필요한 필수요소거든.
know-how 를 기억하는 것에 한계를 느끼고 know-where 를 알고있는 것에 치중하고 있으니까.
Commented by .... at 2008/06/20 23:41
이글보자마자 바로 인터넷 net1000 취소했습니다.
어제 신청했거든요 자꾸 휴대폰연결이안돼서 연결방법찾으려고 돌아다니다가 여기까지 오게됐는데
세상에나...전 1GB로 카트라이더22시간 뉴스 5000페이지 스트리밍16곡 등등 이런거 다가능한줄알았는데
장난아니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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