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븐이 생겼다~ 도전! 파인애플빵(?)
새 집의 옵션으로 빌트인 오븐렌지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내심 만세를 불렀죠. '이젠 제대로 된 것을 만들 수 있겠구나' 하고요. (사실 이 얘긴 크게 잘못된 것입니다. 프라이팬이나 냄비만으로도 얼마든지 맛있는 것을 만들 수 있어요)

이사의 필수 코스로 점심을 중국집 배달로 때운 식구들이 늦은 오후가 되자 배가 고프다며 먹을 것을 찾았고, 어머님께서는 제가 오븐에 눈독들이고 있는 것을 보시고는 이거라도 만들어보라시며 짐속에서 오래된 핫케잌 가루를 찾아주셨습니다. 이런 프리믹스 제품들은 동네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서 강력분이나 박력분의 대용품으로 자주 씁니다. .. 만, 역시 막빵 이상을 만들기엔 좀 문제가.. ;;

그래서 핫케잌 가루 1kg을 가지고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뭐 더 없냐고 어머님을 들볶아서 막 설치를 끝낸 냉장고 속에서 신문지에 싼 달걀 2개를 겟! 양푼에 깨넣고 찾아보니 거품기가 없습니다. "엄마! 거품기는?" "그런거 원래 없다!" -_-; 전에 동생 혼수품으로 샀었던 핸드믹서가 떠올랐지만 어느 상자에 박혔는지 알 수가 없어서 슬릿이 난 뒤집개를 써서 그냥 힘들게 저었습니다. 역시 도구가 안좋으면 힘만 들고 잘 안되죠. ;;

다음으로 버터를 찾았습니다만, 냉장고 안에 있어야 할 버터가 간 곳이 없습니다. 그냥 포기하고 식용유를 약간 부었습니다. T_T 우유도 없고, 분유도 어딨는지 행방불명. 베이킹 파우더도 마찬가지라 될대로 되라며 그냥 GoGoGo~ 그냥 물과 설탕을 넣고 반죽을 하려다가 마침 할머님 드린다고 찾아놓은 파인애플 통조림을 발견, 잽싸게 캐치해서 국물을 다 따라 부었습니다. 그리고 씹히는 맛을 위해 파인애플을 설겅설겅 썰어서 집어넣고 휘휘 저어서 반죽을 했습니다.

은박지를 접어서 네모지게 틀을 만들고 반죽을 적당히 부어넣은 다음 오븐에 넣고 돌렸습니다. 남은 반죽에는 물을 좀더 넣어서 묽게 한 다음 그냥 프라이팬에 부쳤고요. 식구들이 언제 먹여줄건가 목이 빠지게 기다리는 통에 그걸로 입막음을 했죠.

처음 써보는 오븐에 이게 얼마나 구워지는지를 알 수가 없어서 문을 열었다 닫았다 했습니다. 그러니 열이 빠저나가서 시간이 생각보다 더 많이 걸린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얼마나 구웠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하여간 완성품은 이겁니다.

areaz의 오븐 불량빵 1호 완성!!

속은 이렇게 됐습니다. 조금 덜 구워진 것 같기도?

음.. 식구들이야 그럭저럭 먹을 만 하다고 해줬지만 스스로 매긴 점수는 역시 별로. 음식 쓰레기는 아니지만 별 세개나 줄 수 있을지.. 하여간 이것으로 연습랭은 넘었습니다. 또 언제 만들어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다음번에는 재료와 도구를 충분히 갖춰서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2005.05.22 / DSC-F505, 1600*1200 FINE / Crop, Resize, Level adjustment

by areaz | 2005/05/23 10:10 | 식음 | 트랙백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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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leygo at 2005/05/23 10:20
아무리 그래도 뒤집개로 저으시다니... OTL
Commented by lainid at 2005/05/23 10:25
집에 오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
요리 책이 전집으로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에서는 고기 굽는 용도로 밖에 사용을 안하는군요(어머니께서)
Commented by EIOHLEI at 2005/05/23 10:28
..오븐이 있다면 제일 먼저 저지를 것은...

오븐파스타!

필수입니다.

옵션은 오븐에서 구은 피자!~
Commented by 淸年 at 2005/05/23 11:19
요즘 건설되는 아파트엔 이것 저것 많이 딸려 있더군요

덧. 링크 신고합니다.
Commented by jamf at 2005/05/23 12:04
저도 오븐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무사히 이사하신거 축하드려요.
Commented by 메르키제데크 at 2005/05/23 12:43
우와...맛있어 보입니다/
Commented by 룬그리져 at 2005/05/23 12:51
조만간 소떼가 달려오는 음식을 드시는겁니까!(...)
Commented by 디온 at 2005/05/23 14:10
평소 요리에 취미가 있는 편이라 굽기,볶기,삶기...등등 나름대로 별 네개짜리 요리는 생산해 내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제빵은 아직 손도 못대봤군요;
Commented by novrain at 2005/05/23 15:33
오븐... 갖고싶어요...(라지만 이제부터 만들 시간이라도 있을련지...)
Commented by skill at 2005/05/23 15:46
오븐에는 역시 고기구이죠!

오븐에 구운 소시지와 생선과 소고기&돼지고기 구이를@!!!!!
Commented by 메리링 at 2005/05/23 16:12
다음번에는 초코케익에 도전해보심은 ...
Commented by milly564 at 2005/05/24 15:09
맛있어 보여요ㅠㅠ
Commented by kunoctus at 2005/05/24 18:59
It makes me envy you for you to have the oven in the house.
Commented by Fillia at 2005/05/25 00:05
우와 오븐이 있다니, 드디어 아레즈도 중산층의 반열에.... ^^
Commented by MOLEMAN at 2005/05/25 03:23
대단하시군요. 어째 혼자사는 저는 오븐을 쓸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Commented by areaz at 2005/05/25 12:48
to All
아니, 이렇게 인기가 좋을 줄은.. 역시 염장 지르기는 먹을 것으로 하는 것이 정답?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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